
오타루에서 비에이로 향하는 길: 호텔 대욕탕 나체 여종업원 조우
어색한 만남의 아침
여행 3일 차, 오늘은 오타루에서 마지막 아침입니다. 호텔 대욕탕에서 그만 어색한 만남이 생겼네요. 목욕을 마치고 물기를 제거한 후 나체인 상태로 수건을 두르기 전 거울을 보는 순간, 거울 옆 탕비실 문이 열리며 젊은 여종업원과 스치는 눈빛... "아쿠야!"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민망함이라니요. 골프 클럽하우스에서 할머니와 마주한 적은 몇 번 있지만, 호텔에서 어색한 만남은 처음이네요. 일본은 이런 문화를 참 여러 곳에서 목격하고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번까지 3번째입니다.
오늘은 오타루에서 시작해 비에이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삿포로로 돌아오는 긴 여정입니다.
오르골당 본관과 카메무이 어묵
이틀간 오타루에 묵었지만 아쉽게도 오르골당 본관을 방문하지 못해서, 호텔 체크아웃을 서둘렀습니다. 차량은 잠시 로손 편의점 주차장에 세워두었죠. 주차비를 아끼는 꿀팁입니다. 차량을 나올 때 편의점에 들러 간식을 구매하면 됩니다.
카페거리를 지나 오르골당 본관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 문을 열자마자 입장해서 오르골 멜로디에 흠뻑 취하며 감성적인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천국의 입구 같은 오르골 소리에 평화로운 아침이 되었습니다. 사람의 소음들마저 음소거된 듯, 눈과 귀가 자극을 받으며 심신의 안정을 줍니다. 오래된 나무계단의 삐걱거림은 큰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오르골당을 뒤로하고 가는 길에 잠시 카메무이 어묵 공장에 들러 어묵 3개를 구입했는데, 이른 아침인데도 방문객이 많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어요. 주유소에서 기름을 가득 채웠는데, 약 40% 정도를 소비한 듯해서 2,100엔을 주유했죠.
오타루에서 비에이까지는 약 170km를 달려야 했기에,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잠시 쉬어가며 어묵을 맛보았습니다. 어묵은 예상외로 매우 부드러웠고, 달지도 짜지도 않아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 적당했습니다.
감탄을 자아낸 팜 토미타와 비에이의 절경
길고 긴 고속도로에는 수채화 물감의 그림들이 연신 그려지며 앞 유리창에는 비바람이 이들을 씻어냅니다. 중간에 휴게소에도 한번 들려야 할 정도로 너무나 먼 거리입니다.
드디어 팜 토미타에 도착했어요. 아직 라벤더가 만개하는 시기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모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죠. 이곳은 단순한 관광농원을 넘어, 관광객의 발길로 살아가는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특히 버스 투어가 많아 오타루와 비교해도 훨씬 많은 수의 관광객으로 북적입니다.
수많은 꽃들이 만개를 위해 피어오르며 나를 보기 위해 합니다. 라벤더를 십분 활용한 상품과 유바리 멜론 아이스크림이 있었습니다. 아직 라벤더의 체취를 만끽할 순 없지만 지금의 모습도 지나칠 수 없는 여행 코스입니다.
시골 농장의 한 언덕의 크리스마스나무를 보고 비에이의 유명식당 준페이에서 새우덮밥 식사를 마치니 벌써 오후 3시 30분입니다. 비에이 마을은 록키산맥의 마을과 비슷하다고 어디선가 본 듯한데, 다른 일본과는 참 이국적인 것은 맞습니다.
다시 청의 호수와 흰 수염폭포로 향했습니다. 청정의 자연공기와 푸르름의 향연이 펼쳐진 프레시한 관광지입니다. 다행히 두 곳 다 입장료가 없다는 게 축복입니다.
렌터카를 이용한 덕분에 흰 수염폭포에서 토카치다케 전망대까지는 8분여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두 곳 모두 무료입장이 가능했고, 특히 토카치다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그야말로 절경이었어요. 렌터카로 오신다면 이곳 전망대는 꼭 오시기 바랍니다. 웅장한 산의 모습과 비에이와 후라노에서 계속 보이는 산의 모습을 직접 마주하게 됩니다.
오후 12시 50분에 도착해서 오후 5시까지, 비에이에서의 반나절 일정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습니다. 다음엔 1박 코스로 와야겠습니다.
삿포로 복귀와 특색 있는 삿포로 수프 카레
다시 삿포로로 돌아가야 하는 대장정이 시작됩니다. 호텔까지 약 149km, 1시간 정도 산악도로로 내려오는 중에 곰 출몰 표지판도 보이네요. 그 길을 혼자 러닝 하는 할아버지, 로드 자전거로 혼자 내려가는 아저씨를 보았습니다. 피곤한 상태로 졸음운전할 뻔해서 운전대를 집사람에게 인도합니다. 도로 한복판에 세우고 보조석으로 냅다 도망치듯 이동했습니다.
삿포로의 첫 입성이네요. 오늘 저녁 메뉴는 수프 카레 바단점이었어요. 밤 11시 클로즈라 여유가 있습니다. 저녁 8시경 도착했는데, 도로변 갓길에 주차할 수 있어서 편리했습니다. 웨이팅은 관광 온 현지인 1팀밖에 없어 10여 분 정도 기다린 후 입장할 수 있었죠.
삿포로는 시내의 이면도로에 야간 주차가 가능해서 굳이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매우 좋았습니다. 치킨 수프카레와 야채 수프카레로 저녁을 해결합니다. 맵기는 제가 3단계, 아내는 4단계로 주문했습니다. 여기는 QR로 주문하고 후기를 바로 작성하면 10% 할인을 해줍니다.
드디어 3박을 머무를 에미온 호텔 체크인을 하고 간단히 씻은 후 프런트에 택시를 요청하여 삿포로 메가돈키호테를 갑니다. 13~15분 정도 소요되어 1,500엔 정도 나온 것 같고, 올 땐 1,200엔 정도 나온 것을 보니 호출료도 얼마간 있나 봅니다.
이로써 3일 차 일정이 마무리되었고, 내일은 120km 떨어진 노보리베츠로 향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