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아내와 저는 새벽 4시, 선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전날 카라츠 C.C. 의 오르막 홀들을 온전히 걸어 다닌 후유증이었죠! 밤새 무릎 통증으로 투덜대는 아내의 모습에 미안함이 앞섰습니다. 빡빡한 일정에 대한 불만을 달래주기 위해, 새벽 5시부터 돈키호테로 향했습니다. 프런트에 자전거 대여 서비스가 없다는 사실에 아쉬웠지만, 구글맵으로 도보 1km, 스마트워치 걷기 기능을 켜고 출발했습니다! 돈키호테 텐진점은 24시간 운영이라 편리했고, 주변 골목에는 밤새 술에 취한 젊은이들이 비틀거리며 밤새 있었던 일들을 늘어놓고 있었습니다.
샤론 스프레이의 마법과 쾌적한 라운딩
저희는 자석 파스, 넓은 파스, 무릎 밴드, 그리고 샤론 스프레이 100ml 4개를 구매하여 총 1만 엔이 나왔습니다. 그 사이 짐을 정리하던 아내는 허리와 무릎에 파스와 밴드로 중무장시키고, 전날 저녁 사둔 도시락을 편의점에서 전자레인지에 돌려 클럽으로 향했습니다. 원래 마지막 날은 쇼핑 예정이었지만, 이틀만 치기 아깝고 혹시 모를 우천에 대비해 가장 늦게 잡은 인기 클럽인 **JR 우치노 C.C.**로 일정을 변경했습니다.
오늘도 락커 사용을 선택했는데, 별도 비용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어제 가라츠 C.C.와는 달리, JR 우치노 C.C. 의 락커는 고급스러웠습니다. 낡고 밸브 고장 투성이었던 가라츠 락커와는 정말 대비되더군요.
아침 7시 40분 티업이라 한적하고 좋았습니다. 페어웨이는 밟는 내내 양탄자 위를 걷는 듯이 푹신푹신했고, 잔디 쿠션이 느껴질 정도로 편안했습니다. 새벽에 사 온 샤론 스프레이 덕분에 아내의 컨디션도 좋아져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저 또한 오른쪽 발 엄지발가락과 검지발가락 사이의 티눈이 부풀어 올라 걸을 때마다 있던 통증이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한 번 뿌리면 땀이 나는 상태라 그런지 오랫동안 시원하고 통증을 몰랐고, 18홀 동안 두 번 뿌려주니 아픔 없이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운동할 때 샤론 스프레이 강력 추천합니다!
JR 우치노 C.C.에서의 인생 라운딩 & 현지 할아버지 골퍼의 "요시!" 주문
락커에서 옷을 갈아입고 입구에 앉아 신발을 신는데, 현지 할아버지의 힘겨운 "요시!" 주문 소리에 그만 웃음이 나왔습니다. 눈이 마주쳐 할아버지도 웃으시는데, 마치 신발에게 "잘 부탁한다"는 주문을 거는 것 같았습니다. 왜 신발에 그랬는지는 궁금합니다. 이곳 골프장에는 노년층이 많습니다. 아마도 지역 할인제도의 영향이 있을 수 있고, 현지 손님 비율이 적기 때문일 겁니다. 3홀에서 사슴 무리가 뒤편으로 지나가는 것을 한 번 보고, 18홀 내내 코스에 감탄했습니다. 해저드 연못이 코스와 잘 어우러졌고, 언덕도 거의 없는 평탄한 코스였습니다. 코스 전장도 3일 중 가장 길었지만, 지루하지 않은 18홀이었습니다. 앞 팀이 젊은 분들이라 쑥쑥 밀리지도 않았고, 뒤 팀은 할아버지 네 분이라 쫓아오지도 않아 완벽한 라운딩을 즐겼습니다. 제가 일본에서 쳤던 6개 골프장 중 단연 최상급이었습니다! 이번 3일 라운딩 중 그린피도 1만 엔이 넘는 유일한 구장이었습니다. 시설도 정말 고급스러웠고,
사우나 시설도 깔끔했고, 일회용 면도기까지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라쿠텐 고라 예약 예상가보다 필드비가 남성은 1,320엔 할인, 여성은 2,970엔 할인되어 약 4,000엔 정도 덜 나왔습니다. 골프숍에는 타이틀리스트 검은색 퍼터가 40만 엔, 흰색/분홍색 퍼터가 85만 엔이라고 전시되어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마지막 쇼핑과 렌터카 반납 에피소드
복귀하는 비행기가 오후 7시 30분이라 캐널시티에 가서 쇼핑도 하고 늦은 점심을 해결하려고 했지만, 식당에서 가락국수만 먹고 알펜 후쿠오카 매장은 들어가 보지도 못했습니다. 간단히 분수쇼도 구경하고 쇼핑을 하기엔 너무 큰 쇼핑몰입니다. 드럭스토어에는 샤론 스프레이가 없더군요. 결국 우리의 주 목적인 샤론 스프레이 파스를 위해 나카스 돈키호테까지 5분 거리를 다시 가서 샤론 스프레이 300ml 2개와 100ml 1개를 추가 구매했습니다. 300ml는 2,290엔, 100ml는 980엔이었습니다. 티켓 발권할 때 문의하니 1인당 1,000ml까지 휴대가 가능하다고 해서, 100ml는 휴대하고 300ml는 위탁 수하물 가방에 넣었습니다. 아내는 출국 심사할 때 직원이 스프레이를 제지했지만, 다른 직원이 괜찮다고 해서 통과했다고 하네요. 저는 무사히 통과했습니다! 나카스강 밤 포장마차는 가보지도 못했습니다. 렌터카를 반납하기 위해 오후 5시 렌터카 점으로 향했습니다.
닛폰 렌터카는 인수할 때는 세상 친절하더니, 반납할 때는 미소 없는 사무적인 태도에 당황했습니다. ETC 사용 내역도 안 주고 금액만 알려주더군요. 돌아와서 트래블월렛 카드 내역을 확인해 보니, 주유할 때 2,413엔 결제했는데 1원 청구로 바뀌고 렌터카 지점에서 ETC 사용료와 합산하여 5,100엔이 청구되었습니다. 버스로 다시 공항으로 갈 때도 여자 기사분이었는데, 아수라 백작처럼 짐 챙길 때 저도 인사 없이 짐만 챙겨 공항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둘째 날 햇빛이 너무 강렬해서 선블록으로도 대체가 안 되더군요. 완전히 타서 힘들었습니다. 토시(팔 토시)는 반드시 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즐거웠던 후쿠오카 2박 3일 골프 여행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다음 여행은 또 어떤 새로운 추억을 선물해 줄지 기대됩니다!